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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과학에서 가장 늦게 시작했지만, 가장 중요한 분야로 떠오르는 '뇌과학'의 시작과 진행 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뇌과학 분야는 진화생물학의 마지막 단계로 보이는데, 지금까지 과학이 이룬 위대한 업적들이 셀 수 없이 많지만, 뇌과학은 그 가운데서도 가장 어려운 분야로 알려졌다.

                우리는 지금도 '의식', '감정'과 같은 추상적 의지가 어떻게 발생했고, 뇌의 어느 부분에서,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현대 뇌과학의 시작은 1669년 즉 17세기부터 시작하는데, 뇌를 해부해 뇌의 여러 분야가 서로 다른 기능을 갖고 작동한다는 사실을 네덜란드의 과학자 니콜라우스 스테노가 처음 주장하면서부터다.

                이 책은 뇌를 이해하는 방식으로, 선사시대부터 17세기까지 인류가 뇌를 이해하는 방식을 서술하고, 17세기 이후 즉 니콜라우스 스테노의 저작인 <뇌에 관하여>가 출판된 이후부터 근대적 뇌과학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

                뇌과학은 17세기 이후 한 세기를 기준으로 눈부신 발전을 이루는데, 현대 과학, 진화론, 진화생물학, 생리학, 해부학, 유전학, 심리학, 병리학 등 인간의 몸에 관한 의학과 의술, 각종 실험 데이터의 축적, 수많은 동물 실험으로 알게 된 방대한 지식 등의 도움으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뇌과학의 발달은 심리학 분야에서 우리가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꿈'과 관련한 일련의 해석과 이론을 뒤엎는 결과를 보였다. '꿈'은 또한 심리학과 깊은 관련이 있는데, 프로이트와 융으로 대표하는 심리학, 정신의학 분야의 이론들이 뇌과학의 발달로 많은 부분 폐기되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예를 들어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 이론은 뇌과학의 논리로 보면 모두 엉터리가 된다. 뇌과학에서 '꿈'은 단지 기억 자극의 발현이며, 뇌가 낮 동안에 받아들인 엄청난 양의 정보를 잠자는 동안 처리(정리하고 폐기하는)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부산물에 불과하다.

                뇌의 특정 부분을 인위적으로 자극하면 수많은 환상, 환영, 빛, 공포, 장엄, 환희, 슬픔과 같은 감정을 느끼는 경험을 한다는 걸 과학자들은 밝혔다. 

                뇌과학이 놀랍게 발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뇌에 관해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으며, 생각과 감정이 어떻게,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나타나는지 모르는 상태다.

                뇌를 완벽히 이해하는 건 결국 인간의 존재에 관한 본질을 이해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인간 신체의 다른 부위와는 전혀 다른 뇌는 생명의 진화를 알 수 있는 열쇠를 간직하고 있다.


                5점
                공**** | 2022-11-04 19:16:20
              • 19

                움베르토 에코는 한국에서 유명한 작가이자 기호학자다. 그는 탁월한 기호학자이며 볼로냐대학 교수이면서, 한국에서는 소설 '장미의 이름'으로 먼저 알려졌다. 

                그가 쓴 소설 '장미의 이름'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한국에서도 많이 팔린 소설이다. '장미의 이름' 이후 움베르토 에코의 저서는 꾸준히 한국에서 번역, 출판했고 거의 모든 책이 나왔다.

                움베르토 에코는 기호학은 물론, 소설가로도 이름을 날렸지만, 그가 쓴 에세이도 수준 높은 유머와 해학을 담고 있다. 

                이 책은 움베르토 에코가 대중을 상대로 강연한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대중성을 염두에 두었지만 유럽의 문화, 예술, 철학, 역사, 기호학 등 결코 만만치 않은 내용을 다루고 있다. 

                움베르토 에코는 기호학을 가르치는 대학 교수이면서 유럽 중세사에 특히 박학하며, 거의 모든 영역에서 박학다식한 지성인으로 알려졌다. 움베르코 에코 생전에 자신의 집과 서재를 보여준 동영상이 있는데, 그가 사는 아파트 서재에만 약 3만 권의 책이 있고, 다른 곳에 있는 단독주택에는 약 4만 권의 책이 있다고 했다. 책이 많다고 반드시 뛰어난 지성인은 아니겠으나, 움베르토 에코 같은 지성인은 세계 지성인의 상위 10% 안에 들어가는 인물인 건 분명하다.

                이 책은 그가 대중을 위해 가능한 쉽게 말하고, 설명한 내용이어서 움베르토 에코가 얼마나 다양한 분야에 관심과 지식을 갖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현대 건축 철학까지, 중세 종교사에서 밀교, 십자가 전쟁, 예술 작품과 미학 등 다루지 않는 분야가 없을 정도로 다양하고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무엇보다 움베르토 에코가 관심 있게 공부한 분야는 '미학'이다. 그는 이미 방대한 내용으로 '미'와 '추'에 관한 미학책을 편집한 바 있고, 한국에서도 출판했다. '미의 역사'와 '추의 역사'는 유럽 예술 전체의 흐름을 미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책으로, 예술 특히 유럽 예술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에코의 위대한 강연'은 그가 가장 관심 있는 분야 가운데 그가 한 강연을 골라서 편집한 책으로, 움베르토 에코의 저작물을 읽기 위한 기초 입문서로도 좋은 책이다.

                5점
                공**** | 2022-11-04 17:06:47
              • 18

                '공간'의 개념과 '생산'의 개념을 하나로 결합한다는 상상은 쉽게 할 수 없는데, 지은이인 앙리 르페브르는 매우 새로운 시각으로 '공간'과 '생산'의 개념을 하나의 이론으로 완성한다.

                앙리 르페브르의 기본 인식은 '공간'이란 인간의 가치판단이 개입할 때, 새롭게 재해석되거나 존재의 의미를 갖게 된다. 자연은 그 자체로 존재하는 '공간'이지만, 자연에 가치를 부여하는 순간, '공간'은 더 이상 '자연'으로 남지 않게 되고, 새롭게 해석된다. 특히 인간(인류)이 만든 공간의 경우, '공간'은 인간의 노동력이 들어간 '생산물'이며, 가치가 부여된 대상이다. 

                이때 '공간'은 구석기시대 인류가 살았던 동굴이나 신석기시대 인류가 살았던 혈거는 자연 공간을 활용한 것으로, 인류가 공간을 '생산'하지 못하던 때였으며 매우 소극적 의미의 '공간'이다. 좁은 의미에서 '공간'의 생산은 자연을 이용한 공간(동굴, 나무, 혈거 등)부터 움막, 초막 등 자연에서 나오는 재료로 비와 눈, 바람을 가리는 정도의 작은 인공 공간을 비롯해 천만 명이 사는 대도시에 이르기까지 매우 폭넓은 개념이다.

                '공간'을 다른 말로 '건축물', '도시', '마을' 등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이런 공간은 단지 인류의 주거만을 목적으로 지어진 것은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즉, 인류가 만든 인공적인 건축물을 이루는 공간, 인위적인 물적 토대로써의 집단화된 건축물과 도시, 도로, 공원, 미술관, 박물관, 백화점(쇼핑몰), 시장 등은 인간이 생활에 필요해서 만들기는 하지만, 그 과정에서 사회의 '생산관계'가 작동하고 있다.

                '사회적 공간'은 '번식의 사회적 관계(가족)'와 생산관계(노동의 분업과 조직) 그리고 노동력의 재생산(노동계급), 생산의 사회적 관계(자본주의를 구성하는 관계)가 복합한 개념이며, '사회적 공간'은 경제적 생산관계와 지배 이데올로기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미국에서 '베버리 힐스'와 '할렘'은 가장 극단의 사회적 공간으로 대표한다. 즉 공간을 나누는 기준이 철저히 계급적 차이에 따라 구분되고 있다는 뜻이다. 

                또한 '공간'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행위 역시 그 시대의 계급적 상황에 따라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중세 교회의 경우, 중세 교회가 가진 강력한 권력이 교회를 중심으로 마을 전체가 교회에 종속된 하나의 장원을 이루는 결과를 만드는 것과 같다. 고인돌과 피라미드는 근본에서 왕(지배자)의 무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오늘날 도시 중심에 솟아난 거대한 빌딩이 자본주의와 자본가를 상징하는 것도 같은 이치다.

                앙리 르페브르는 '공간'을 변증법적 유물론을 바탕으로 해석한다. 이런 시도는 지금까지 없었고, '공간'을 생산관계로 분석하면서 건축물, 마을, 도시의 계급적 성격을 뚜렷이 드러낼 수 있었다. 건축가는 '건축물'이라는 단일한 창작 행위를 하거나, '도시계획'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지만 그 본질(건축물, 마을, 도시)의 속성에 관해서는 대부분 무지하다. 우리가 '공간'을 이해하는 건, 단순한 공간의 이해는 물론 공간의 본질과 철학에 관해 아는 것이 우리 삶을 보다 깊이 있게 만들기 때문이다.

                5점
                공**** | 2022-11-04 16:18:44
              • 17

                과학 분야에서 과학의 발전을 민중의 관점에서 바라본 저작은 찾기 어렵다. 외국에서는 드물게 보이지만, 한국에서는 역사 분야에서 민중사를 기술한 저작은 찾아볼 수 있는데, 특히 '과학'을 민중의 시각으로 분석한 글은 매우 드물다. 이 책은 1만 년 전부터 현대까지 과학의 발전에 기여한 평범한 사람들의 노력을 기술하고 있지만, 특히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14세기에서 17세기를 집중해서 다루고 있다.

                인류 역사를 지배자의 관점으로 다루는 건 지금까지 거의 모든 역사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다. '기록한 역사'는 '승리한 자의 역사'라는 말도 있듯이, 문자로 기록한 역사는 지금까지 지배자의 역사라고 불러도 지나치지 않다. 역사를 민중의 시각으로 바라보기 시작한 건 현대에 들어서다. 피지배자인 '민중' 즉 평범한 사람들이 살아온 과정을 중심으로 역사를 기록하면서 역사를 분석하는 관점과 역사에서 벌어진 사건을 해석하는 관점이 완전히 달라지는 경우가 발생했다.

                조선의 경우,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했다는 기록은 역사의 사실이지만, 이걸 '민중사'의 관점으로 해석하면 신선하고 새로운 내용으로 바뀐다. 즉, 세종대왕이 '나라말이 중국과 달라 문자(한자)와 서로 맞지 않으니 어리석은 백성이 말하려 해도 뜻대로 되지 않아 내가 가엽게 여겨 새로운 문자를 만든다'는 게 세종대왕의 관점 즉 지배자의 관점이었다면, '민중사'의 관점은 이성계가 고려를 뒤엎고 조선을 창건한 이후 민중의 저항에 부닥치고, 민중의 시대적 요구가 증폭하면서 지배세력(조선 왕조)이 백성의 요구를 들어야 하는 시대적 압박이 있었고, 고려 이후 성장한 민중(백성)이 지배세력을 압박해 자신들의 입지를 넓히려는 의지가 관철된 것 상징적 사건이 한글 창제였다는 논리다. 물론 이 두 논리는 어느 한쪽이 옳고, 한쪽이 틀렸다고 말할 수 없다. 한글 창제를 둘러싼 당시 시대 상황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므로, 세종대왕이 오로지 혼자 창제했다는 주장이 오히려 억지스러울 수 있다. 

                이처럼 어느 시대나 지배세력과 민중 사이의 갈등과 시대적 요구에 따라 사회가 진보하게 된다. 이걸 과학 분야에 적용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과학사는 절반만 알고 있는 내용이다. 즉, 우리는 아인슈타인, 뉴튼, 다윈 같은 특정한 인물, 과학자 중심으로 과학사를 보는 경향이 크다. 과학에서 민중사는 평범한 사람들이 오랜 시간 경험을 통해 알아낸 지식과 경험이 어느 순간 엘리트 과학자들이 그 지식과 경험을 활용해 뛰어난 결과를 만들어 냈다.

                수렵, 채취를 하던 원시시대부터 중세의 장인, 마녀사냥의 희생물이 되었던 '마녀'들의 민간요법에 이르기까지 평범한 사람들이 오랜 시간 축적한 지혜와 경험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과학 발전의 밑거름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5점
                공**** | 2022-10-27 16:58:36
              • 16

                지구에서 생명체가 최초로 나타난 시기와 그 형태가 무엇이었는지, 현대 과학은 매우 핵심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책이다.

                지구에서 생명이 탄생하는 과정을 이해하려면 먼저 '우주생물학'을 통해 물질의 최소단위인 분자의 생성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의 앞부분에서도 태양계를 구성하는 핵심인 태양이 생성되고, 이후 시간이 지나 차츰 태양을 중심으로 행성이 생성되는데, 이때 각 행성의 구성은 무거운 물질이 안쪽으로, 가벼운 물질은 바깥쪽으로 움직이면서 암석형 행성과 가스형 행성으로 구분되었다. 수성, 금성, 지구, 화성은 암석형 행성이고,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은 가스형 행성으로 크기에 비해 밀도가 낮은 편이다.

                수성, 금성, 화성에도 한때 생명체가 존재했을 거라고 추론하지만, 현재로는 유일하게 지구만 생명체가 있는 걸로 알려졌다. 이 책에서는 지구에서 생명이 언제, 어떤 곳에서, 어떤 모습으로 최초에 생성되었는가를 엄밀하게 추적하고 있다.

                현재 과학 이론에서는 지구의 암석 가운데 가장 오래된 표본으로 44억년 전의 암석을 찾아냈는데, 이것은 인류가 달에서 가져온 암석 표본과 우주에서 지구로 떨어진 운석의 표본을 검사한 결과 44억년에서 45억년 사이에 생성된 암석으로 밝혀진 것 등을 종합했을 때, 지구의 생성 연대는 지금부터 약 45억 5천만년에서 45억 7천만년 사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이후 지구에 있는 암석 표본 가운데 38억년 전의 암석에서 '미화석' 표본을 발견했고, 이것이 '생명체'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주장이 학자들 사이에서 나왔다. 즉, 지구가 생성되고 7억년이 지났을 때 '생명체'가 출현했다는 주장으로, 일부 학자들은 이보다 더 거슬러 올라가서 40억년 전에 생명체가 나타났다는 증거를 찾고 있는 상황이다.

                지구에서 생명이 출현하려면 초기 지구 활동의 환경이 가장 큰 변수인데, 그동안 지구 생성 이론에서는 초기 지구 환경에서 적어도 10억년이 지난 35억년 무렵에서야 생명체가 탄생했을 걸로 보고 있었다. 

                이 추론은 최근의 연구 결과에 의해 38억년으로 수정되는 과정에 있고, 심지어 그보다 더 거슬러 올라가 40억년, 42억년 전에 생명체가 탄생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생명체의 탄생에 중요한 배경은 지구 환경, 태양, 지구 밖 행성과 유성, 미행성의 지구 충돌, 대기의 성분과 농도, 대양의 성분과 농도 등 수많은 변수가 있으며, 행성, 혜성, 유성 등에 포함한 유기화합물이 중요한 단서가 된다.

                유기화합물은 각자 독립한 개체로도 존재하지만, 온도, 밀도, 농도 등의 조건에 의해 분자가 쪼개지거나 결합하는 과정에서 전혀 다른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각 유기화합물의 분자와 분자 사이를 오가는 건 '전자'인데, 전자의 이동이 곧 분자의 형태를 바꾸고, 분자가 결합하거나 떨어져나가면서 새로운 분자가 탄생하는 과정이 반복되고, 매우 낮은 확률로 생명체의 시작인 새로운 유기화합물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추론한다.

                예를 들면, 수소 분자와 산소 분자는 독립해 있지만, 이 둘이 만나면 수소 두 개와 산소 하나일 때 '물'이 된다. 탄소 분자 하나와 수소 분자 네 개가 결합하면 '메탄'이 된다. 이런 방식으로 처음에는 단순한 분자들이 결합해 전혀 새로운 분자를 만든다. 

                이후 조금 복잡하게 발전하면서 '일산화탄소'와 '수소'가 결합하면 '알칸', '지방산', '지방알코올'이 되고, 수소, 탄소, 질소가 결합하면 '아데닌'이 되며, 조금씩 더 많은 분자들이 결합하면서 '탄수화물'이 되고, 아미노산이 된다. 그리고 이보다 조금 더 복잡한 세번째 단계로 진화하면 세포의 기본 형태를 갖출 수 있는 물질이 만들어진다. 

                그러니까, 최초의 생명이 나타나기 전에 지구 환경에서 존재하는 무수한 단위 분자들이 격렬한 상호작용을 통해 분자 단위에서 충돌하거나 결합하는 과정을 반복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분자가 출현하는 방식으로 진화했음을 알 수 있다. '이기적 유전자'를 쓴 리차드 도킨스는 최초 생명의 탄생을 '끓는 스프'인 바다에서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어떤 형태이든 최초의 생명은 바다 즉 물에서 시작했다는 뜻이다. 이건 지구에 물이 존재한다는 걸 전제하며, 특히 물은 고체(얼음), 액체(물), 기체(수증기)로 각각 변하며, 변할 때마다 다른 성질을 갖게 되므로 지구에서 생명이 탄생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조건은 '액체 상태의 물'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5점
                공**** | 2022-10-26 00:05:55
              • 15

                지구의 탄생과 진화를 이해하려면 반드시 암석을 공부해야 한다.

                암석은 생명의 탄생과 진화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그동안 암석의 중요성은 덜 알려졌다.

                이 책은 2천년 전에 있었던 폼페이, 베수비오 화산 폭발을 설명하면서 시작한다. 이 사건 이후 '지질학'과 '암석학'이 시작한다.

                지금 같은 과학적 지식이 없을 때지만, 역사학자인 플로니우스가 남긴 기록이 '지질학'의 기원이 되었다.

                이 책은 지구의 시간 흐름에 따라 설명하지 않고, 암석을 주인공으로, 암석이 발견된 때와 암석의 생성 과정, 암석이 생성되던 시기의 지구 환경을 설명한다.

                암석의 시간은 최소 1천만년 단위로 이해해야 한다. 초기 지질학이나 암석학에서는 이런 긴 시간을 이해할 수 없었기에 암석의 생성에 관한 서로 다른 주장이 20세기 초반까지 이어졌다.

                암석은 '판게아 이론'의 기초가 되며, 대륙 이동, 지진, 화산 활동 같은 지구 표면과 지구 지표면, 해양 바닥 아래의 해양판 활동에 이르기까지 지구의 모든 활동을 설명하는 기본이 된다.

                암석을 통해 지구 생성의 시작을 추론할 수 있으며, 지금까지 밝혀진 가장 오래된 암석은 지구 나이와 비슷한 44억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지구의 단층인 대륙층과 해양층의 활동은 지진과 화산 활동을 일으키는 직접 원인이며, 이로 인한 변화는 대륙층이 급격하게 이동하거나, 해양층 아래로 습입하면서 거대한 지각 변동을 일으킨다.

                지표면 아래 있는 암석층에는 지구 표면에 있는 물보다 훨씬 많은 양을 저장하고 있는데, 지구 표면에 있는 물은 암석에 갇혀 있는 물의 약 1%에 불과하다는 게 과학자들의 추론이다.

                또한 암석은 화석과 뗄 수 없는 관련이 있다. 암석에 남은 화석은 지구 초기 생명의 흔적부터 최근에 멸종한 생물의 화석까지 약 38억년에 이르는 긴 세월을 담고 있으며 과학자들은 이런 화석을 분석해 생물의 진화를 연구하는데 큰 결실을 맺고 있다.

                암석학은 단지 지구의 암석만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와 달의 생성 시기, 지구와 달의 인력에 따른 두 행성의 변화와 그로 인한 지구 환경이 달라지면서 발생한 환경이 결국 생명 탄생과 연결된다는 걸 밝힌다.

                달은 지구가 생성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외부 행성과 충돌하면서 지구의 일부가 떨어져나가면서 만들어졌는데, 처음에는 지구와 매우 가까운-지금보다 10배 가까운 거리에 있었으나 1년에 약 몇 밀리미터씩 멀어지면서 오늘날의 위치에 있게 되었다고 한다. 지구의 자전축, 자전의 속도 등도 암석학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내용이다. 자전축이 지금 23.5도로 기운 것이 생명의 탄생과 진화에서 얼마나 중요한가는 말할 필요도 없고, 지구 자전 속도는 달과의 인력 때문에 조금씩 느려지고 있는데, 지구 초기의 자전 속도를 확인할 수 있는 생명체의 화석을 분석해서 알아낸 결과다.

                또한 지구 자기장 역시 암석학에서 중요하게 다룬다. 자기장은 지구 내핵의 성분이 90% 이상 철 성분이라는 것과 깊은 관련이 있는데, 화성이나 달은 내핵이 작아서 자기장을 만들지 못해 태양풍을 그대로 맞으면서 물이 존재하지 못하는 행성이 되었다. 자기장도 예전과 지금의 위치가 달라지고 있으며, 자기장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가 새롭게 연구되고 있다. 

                인간의 진화를 비롯한 모든 생명의 진화를 이해하려면 반드시 암석학을 이해해야 한다.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 비생물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특히 생명 진화에 있어서 지구의 유기성은 마치 지구가 살아 있는 존재처럼 여겨질 때도 있다. 물론 지구는 생명이 아니지만, 생명을 품고, 끊임없이 변화, 발전한다는 점에서 살아 있다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다.

                5점
                공**** | 2022-10-23 23:20:38
              • 14

                모든 예술 작품을 수학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실제 그런 일이 가능할까. 고대부터 수학과 예술은 나뉘어 있지 않았다. 오늘날에는 수학과 예술이 사뭇 다른 분야로 취급되고 있으나, 고차원의 수학은 곧 예술이며, 고도의 예술은 곧 수학으로 귀결한다. 수학과 예술은 둘이 아니고, 다른 모습을 한 하나의 존재라고 말할 수 있다. 그만큼 수학과 예술은 깊은 관련이 있다.

                이 책은 수많은 사례를 들어가며 수학과 예술의 공통점을 찾는다. 예술 작품 속에 들어 있는 수학의 개념과 원리를 발견하는 즐거움을 통해 수학이 결코 난해한 학문이 아니고, 오히려 우리 생활과 매우 가까이 있음을 알게 한다. 건축, 음악, 미술, 패션, 디자인 등 인류가 만든 예술 분야에서 수학은 때로 보이게, 때로 보이지 않게 작용하고 있다. 

                음악의 악보는 분수로 표시할 수 있으며, 그림에는 원근법과 황금비례, 프렉탈 구조가 들어 있다. 이 책은 고대 수학의 시작인 기하학부터 고전 미술에서 비율, 원근법, 황금분할을 알아보고, 중세 이후 수학의 발달로 유리수와 무리수, 기하학과 대수학, 미적분, 확률론, 집합론, 무한 등이 예술 작품에서 어떻게 나타나는가를 작품을 통해 보여준다.

                현대 수학에서는 비유클리드 기하학, 논리학, 위상기하학, 기호학, 상징주의, 결정학, 대칭, 현상학, 메타수학, 불완전성의 원리, 컴퓨터의 탄생과 알고리즘, 프렉탈 기하학 등 최근의 수학 동향까지 모두 설명한다. 이렇게 어려울 듯한 수학 이론을 예술 작품과 함께 설명하고, 예술 작품에 깃든 수학의 원리를 확인하다보면 수학과 예술의 공통점을 알게 된다. 둘 다 어려워보이지만 하나의 진리로 관통하고 있음을 알게된다. 인간의 이성과 상상이 결합한 고도의 결과물이 바로 수학과 예술이다.

                또한 수학과 예술은 철학과도 만난다. 고대에는 철학자들이 곧 수학자이자 예술가였다. 이들은 인간의 지성을 통합하는 지혜로운 자였으며, 지금처럼 특정한 하나의 분야만 공부한다는 건 이해할 수도 없었고, 가능하지도 않았다. 마치 조선시대 선비들이 글, 시, 음악, 춤, 무예 등을 고르게 익히는 게 당연한 것처럼, 중세 이전의 지성인은 수학, 과학, 예술에 관한 지식은 통합되어 있었다.

                이 책에서도 수학과 과학, 예술은 하나로 통합되어 있으며 그것이 예술 작품에서 어떻게 드러나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5점
                공**** | 2022-09-26 16:39:27
              • 13

                심리학, 정신분석학, 생물학, 인지심리학 등으로 예술 작품을 분석한 책이다. 매우 독특한 내용이어서 이 분야를 처음 읽는 독자는 어렵게 느낄 수 있겠다.

                지금은 뇌과학으로 알려진 많은 영역들 - 무의식, 심리학, 정신분석학, 인지심리학, 시지각, 등 - 이 예술 작품을 이해할 때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설명하고 있다.

                지은이 에릭 켄델은 신경과학자로 그가 거의 평생을 걸려 집대성한 의미 있는 책이다. 인간의 무의식을 들여다보는 두 가지 방법으로 뇌과학과 예술을 결합했는데, 지금까지 예술작품을 마주하는 사람들이 의식하지 못했거나 알지 못했던 예술작품이 드러내는 무의식의 의미와 뇌과학으로 알게 되는 예술작품의 본질에 대한 탐구를 담고 있다.

                에릭 켄델은 1900년 '세기말 빈'으로 시작해 오스트리아 빈에서 일어난 예술의 변화를 통해 인간과 시대의 무의식을 들여다본다. 이때 등장하는 작가는 구스타프 클림트, 에곤 쉴레, 오스카어 코코슈카가 있다. 이들 작가는 오늘날 많은 사람에게 알려졌지만, 당대에는 시대와 불화한 작가들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 앞으로 예술 작품을 마주할 때, 단순히 작품 자체의 호불호를 떠나 작가의 의도, 시대 배경, 작가와 모델의 관계, 작가의 정신적 활동, 작가의 무의식까지 생각해보게 될 듯하다. 그만큼 예술 작품을 본다는 의미는, 인간의 뇌 활동 전체와 깊은 관련이 있으며, 인간의 심리적 작용이 작품에 반영되고 있음을 알게 한다.

                예술 작품의 탄생이 가능할 수 있었던 조건은 단지 인간의 지성이 발달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복잡한 뇌과학 활동, 심리적 이유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예술 작품을 창작하는 작가의 뇌와 그 예술 작품을 관람하는 관객의 뇌는 거의 동일한 방식으로 가상현실을 만들어 낸다고 에릭 켄델은 말한다. 관객이 예술 작품을 해석할 때, 형식미를 위주로 감상할 수밖에 없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예술 작품을 두고 인지심리학, 공간심리학, 무의식, 정신분석, 작가의 무의식 등 수많은 과학적 이론을 동원해 다양한 방식으로 작품을 해석할 수 있으며, 예술과 과학이 결코 별개의 존재가 아니라 하나로 통합되어 있음을 알게 한다.

                5점
                공**** | 2022-09-26 16:16:16
              • 12

                음식과 요리를 다루는 책 가운데 매우 방대하면서 기본에 충실한 책이다. 책은 모두 15장으로 구성했는데, 젖과 유제품, 알, 고기, 생선과 조개, 갑각류, 식용식물, 자주 먹는 채소, 자주 먹는 과일, 식물에서 얻는 향료, 씨앗, 곡물 반죽으로 만든 음식, 소스, 설탕, 초콜릿과 당과, 와인, 맥주 그리고 증류주, 조리 방법과 조리 기구의 재질, 음식물의 네 가지 기본 분자로 되어 있다. 

                각각의 항목에서는 그 재료의 기원부터 설명하며,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다. '젖과 유제품'에서보면, 인간이 유제품을 얻기까지 역사와 과정을 설명하면서 세계의 낙농 동물들 분류를 보여준다. 낙농 동물로는 유럽과 인도의 소, 물소, 야크, 염소, 양, 낙타 등을 꼽는다. 인류가 동물의 젖을 먹기 시작한 건 약 1만년 전부터로 알려졌다. 농업과 목축은 거의 동시에 자리 잡았는데, 농사를 짓는 한편, 동물을 길들여 젖과 알, 고기 등을 얻으면서 인류의 먹거리는 훨씬 다양하고 풍성해졌다. 우유를 기반으로 요거트를 비롯한 각종 유제품이 등장하고, 버터, 치즈 등 서양에서 필수 음식으로 분류되는 유제품이 탄생한다. 

                인류가 먹고 있는 주요 식재료에 관해 기원을 밝히고, 영양성분과 쓰임새까지 두루 설명하고 있어 음식을 배우는 사람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 책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도 있는데, '발효'와 관련해서는 내용이 거의 없다. '발효'는 인류와 뗄 수 없는 중요한 화학적 발견인데, 이 책에서는 극히 일부만 설명하고 있을 뿐이다. 

                이 책과 함께 '글항아리'에서 출판한 '음식의 영혼, 발효의 모든 것'을 읽으면 상호 보완할 수 있는데, 두 책 모두 서양인이 쓴 서양의 음식과 요리와 발효라는 점에서, 한국을 비롯한 동양 음식과 요리, 재료까지 완벽하게 담지 못하고 있다는 한계는 분명하다.

                그럼에도 많은 식재료의 과학적 원리와 진화 과정, 영양성분과 장단점 등을 한눈에 보기 쉽도록 정리한 건 장점이다. 단순히 요리나 음식을 배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 책은 우리가 먹는 거의 모든 식재료를 과학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내용이다. 식재료를 잘 이해하는 건 상식을 풍부하게 하면서, 생활에서도 도움이 된다. 

                5점
                공**** | 2022-09-26 14:10:49
              • 11

                작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는 2010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그의 작품은 라틴아메리카의 현실을 날카롭게 알리는 내용으로, 서구 유럽의 국가들이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에서 저지른 만행과 악행을 고발하고 있으며, 작가 자신도 현실에 적극 참여해 대통령 후보로 정치에 나서기도 했다. 

                이 소설은 로저 케이스먼트의 삶을 그리고 있다. 로저 케이스먼트는 콩고에서 자행된 학살과 아마존에서 발생한 원주민 학살과 인권유린, 그의 고향인 아일랜드 독립을 위해 싸운 사람으로, 작가는 로저 케이스먼트의 삶을 따라가면서 그가 겪은 현장을 보여주고, 그것이 당시 유럽 제국주의의 만행이었음을 고발한다.


                로저 케이스먼트는 실존 인물로, 영국의 외교관이자 아일랜드의 독립운동가였다. 그는 1916년 반역죄로 교수형을 당하는데, 작가는 범상치 않은 로저 케이스먼트의 삶을 통해 유럽 제국주의 국가들이 저지른 만행을 발견한다. 로저 케이스먼트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외국으로 탐험하는 삶을 선택하는데, 19세기 말, 20세기 초는 유럽의 제국주의 국가들이 전세계에서 식민지를 개척하거나 개척한 식민지에서 막대한 이윤을 보고 있던 시기였다.

                스무살이 되어 로저는 영국 선박회사 엘더 뎀프스터 라인에 취업해 콩고로 간다. 그곳에서 콩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개화' 교육을 하면서 콩고 주민의 삶을 들여다볼 기회를 갖는다. 이때 콩고 주민들이 비참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봤고, 이후 로저는 외교관이 되어 모잠비크, 앙골라, 콩고, 브라질 등 여러 나라의 영국대사관에서 근무한다. 

                그는 분명 '제국주의 국가'를 위해 일하는 공무원이었지만, 그가 보고 느낀 현실은 식민지 원주민의 비참한 삶을 보고 지나칠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의 양심에 따라 '콩고에 관한 보고서(1904)'를 썼으며 벨기에와 영국 정부는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잔혹한 식민지 정책을 개선하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그는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등지를 돌며 원주민의 삶을 기록하고, 보고서를 써 제국주의 국가가 식민지 정책을 바꾸도록 한 공로를 인정받았고, 나이 들어 자신의 고향인 아일랜드로 돌아가 아일랜드 독립운동에도 헌신했다. 그가 교수형을 당한 결정적 사건은 '동성애'와 관련된 내용 때문이었다. 로저가 진짜 동성애자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그가 쓴 일기의 일부가 공개되면서 로저의 구명운동을 했던 사람들도 동성애를 옹호하지는 못하는 상황이 된다. 

                결국 로저는 교수형 당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로저 케이스먼트는 아일랜드에서 명예가 회복되었고, 지금은 아일랜드 독립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다. 작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는 바로 이 로저 케이스먼트의 삶을 추적하면서, 개인 로저의 삶과 로저가 보고, 듣고, 기록한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원주민의 삶과 제국주의의 만행을 교직해내고 있다.

                5점
                공**** | 2022-09-26 10:50:55
              • 10

                남미의 대표 작가 가운데 하나인 후안 가브리엘 바스케스의 이 작품은 콜롬비아 현대사와 정치 현실을 다룬 장편소설이다.

                한국의 현대사도 만만치 않지만, 콜롬비아 역시 제3세계 국가로, 온갖 어려움을 겪으며 민주주의가 성장하는 나라였다.

                1948년, 자유당 대통령후보 호르헤 엘리에세르 가이탄이 총에 맞아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가이탄은 콜롬비아의 원주민, 가난한 사람을 대변하는 정치인이었다. 

                분노한 시민들은 암살범 후안 로아 시에라를 그 자리에서 때려죽이고, 그 시체를 끌고 대통령궁으로 향하는데, 이는 기존의 기득권 세력의 비호와 보이지 않는 명령이 있을 거라고 시민들이 믿었기 때문이다.

                이때 대통령궁 앞에 있던 경찰들은 시민을 향해 총을 발사했고, 이틀동안 2천 명 이상의 시민이 사망하는 최악의 상황이 전개되었다.


                소설은 박물관에 있던 '가이탄'의 옷을 훔치려다 잡힌 카르바요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가이탄의 암살과 그 몇 년 전에 발생한 우리베 장군의 암살, 미국에서 벌어진 케네디 암살까지 정치인의 암살 뒤에 드리운 음모를 상상한다.

                다른 중남미 나라들처럼 콜롬비아도 스페인의 식민지를 겪었고, 19세기에 독립했다. 독립국가를 이룬 이후 정치분야에서 보수당, 자유당은 서로 격렬하게 대립하는데, '가이탄' 암살 사건을 전후해 약 10년 동안 나라 전체가 좌우 대립으로 폭력 사건이 발생하면서 10년 동안 약 18만 명의 국민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때 미국은 보수당을 지지하면서, 콜롬비아 군부는 자유당과 함께 쿠데타를 일으켜 보수당을 축출하지만, 1960년대 들어서면서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은 각각 무장봉기를 일으키며 내전이 발생한다.

                여기에 마약조직까지 내전에 끼어들면서 콜롬비아는 정치적 혼란과 경제의 어려움으로 나라가 혼란스러운데, 좌우 대립은 1990년대 들어서면서 점차 약해지고 있지만, 마약 카르텔의 힘이 더 커지면서 콜롬비아의 사회문제는 오히려 더 심각한 상황이다.


                이런 역사, 정치적 비극을 겪은 콜롬비아는 지금도 사회 곳곳에서 폭력이 멈추지 않고 있으며, 평온해 보이는 일상에서도 폭력을 의식하고,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

                작가는 과거의 역사에서 발생한 폭력과 비극이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과거의 사건은 여전히 현재에도 영향을 미치고, 사람들의 마음을 공포와 두려움으로 물들이는 영향을 끼치고 있다.

                우리의 역사도 '한국전쟁'과 '4.19혁명', '5.18광주민주항쟁', '87, 88 민주화투쟁'의 역사를 기억하는 세대가 있고, 이들의 삶과 2000년 이후 태어난 세대의 심리적 차이는 극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멀다.

                그럼에도 과거의 역사는 여전히 우리의 삶에 영향을 끼치고 있고, 새로운 세대는 그 역사에서 배운다.

                소설의 역할 가운데 작가의 탁월한 솜씨로 역사를 다루는 것도 포함되는데, 소설은 '픽션'이므로 자유로운 상상이 가능하고, 역사에서 일어난 실제 사건과 상상을 결합하면, 독자는 전혀 새로운 역사를 만나게 된다. 그 만들어진 역사가 진짜 역사를 왜곡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과거의 경험을 더 풍성하고 진실하게 보일 수 있도록 하는 건 작가의 능력이자 의무다.

                5점
                공**** | 2022-09-26 10:25:45
              • 9

                움베르토 에코는 당대 최고의 기호학자이자 소설가로, 그가 쓴 '장미의 이름'과 '푸코의 진자'는 세계 최고 베스트셀러였다.

                이 작품들이 세계 독자들에게 널리 읽힌 가장 큰 이유는 유럽의 '중세'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의 중세는 역사학자들의 전문 영역으로만 알려졌던 걸 움베르토 에코가 소설로 중세의 모습을 마치 그 시대를 살았던 것처럼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고, 특히 중세 수도원, 비밀기사회, 장미십자단 같은 비밀결사조직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독특한 내용이었다.

                중세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움베르토 에코가 펴낸 '미의 역사'는 '추의 역사'와 함께 한쌍을 이루고 있으며, 여기에 '궁극의 리스트'까지 더해 유럽 중세의 미학을 정리하고 있다.

                유럽에서 '미'라는 개념이 어떻게 탄생했고, 진화했는가를 알기 위해서는 이 책이 기본으로 도움이 된다. '미'의 개념을 공부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움베르토 에코가 정리한 '미의 역사'처럼 겉으로 드러난 수만 년 전에 만들어진 예술품부터 고대, 중세로 이어지는 역사적 예술작품을 보며 '미'의 진화를 이해하는 방법이 있고, 인류의 삶 속에서 인류의 생존에 유리한 방식으로 진화한 생물학적, 뇌과학적 방식으로 접근하는 '미'의 개념이 있다.

                '미'는 그 자체로 아름답지만, 근원으로 올라가면 인류의 생존과 깊은 관련이 있다. 즉, '미'는 인류가 생존하기에 유리하기 때문에 발달한 개념이다. '미'에서 가장 중요한 건 '대칭'인데, 자연에서 대칭을 찾는 건 매우 쉽다.

                대칭이 되는 대상은 인류에게 매우 낯익고 익숙하며 친근한 존재다. 아기가 태어나서 가장 처음 보는 대상은 '엄마'의 얼굴인데, 엄마의 얼굴은 대칭이다. 대칭을 빠르게 인식하는 건 뇌에서 패턴으로 작용해 시각 정보로 받아들여 뇌에서 정보를 처리할 때, 에너지를 가장 적게 쓰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미의 역사'에서는 고대 이후에는 거의 르네상스 이후의 작품들이 등장한다. 유럽에서 르네상스 이전의 약 1천 년의 시간은 중세 가톨릭(교황청)이 지배하던 시기로, 종교가 인간의 삶을 짓누르던 시기로 기록되어 있다. 르네상스가 새로운 창조의 시대인 것처럼, 중세에 '개인'의 삶은 심하게 억압되고 짓눌려 있었다. 르네상스의 가장 큰 의미는 과학의 발전과 함께 '개인'의 발견에 있다. 종교라는 도그마에 빠져 있던 개인들이 각성하고, 자기 삶을 살기 시작하면서 모든 예술도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미의 역사'는 그런 폭발하는 중세에서 근대로, 근대에서 현대로 이어지는 인간의 '미'의 개념을 수많은 작품을 통해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미'는 그 자체로 최선이며, 인류의 진화에 도움이 되는 활동이자 인류가 동물에서 인간으로 진화하는 확실한 증거이기도 하다. 매우 추상적인 개념인 '미'의 개념을 갖는 동물은 인간이 유일하고, 인간의 이성이 고도로 발달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높은 정신 작용이다.

                '미의 역사'는 유럽을 중심으로 '미'의 개념과 예술작품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어서 조금 아쉬움이 있다. 동양과 아프리카 같은 더 넓은 세계를 다뤘으면 하는 아쉬움과 함께, 한계가 있음에도 이 책은 다른 책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훌륭한 것도 사실이다.

                5점
                공**** | 2022-08-21 10:02:29
              • 8

                고대와 중세, 근대의 미학이 문학, 미술(회화, 조각 등)과 음악에 치우쳐 있었다면 현대 미학은 문학, 미술, 음악은 물론 영화, 건축, 미용, 환경 등으로 확장되면서 내용도 훨씬 세부적으로 나뉘기 시작했다.

                미학에서 다루는 쟁점들도 여성주의 미학, 환경미학, 예술과 진화심리학, 예술의 인지신경과학, 문화학, 다원주의, 예술과 도덕, 포르노그래피 논쟁, 공공미술, 키치, 차용, 디지털 아트, 가상현실 같은 새로운 개념들이 속속 미학의 범주로 들어왔다.

                이런 쟁점이 나타나는 이유는 현대 사회에서 개인의 발견, 인권, 민주주의의 성장 같은 기본 가치들이 달라지거나 새롭게 나타나거나 인식이 달라지면서 발생하는 가치관의 변화 때문이다.

                미학은 새롭게 나타나는 사회 현상을 '미'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해석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현대사회에서 '미'는 어떤 기준으로 형성되는가, '미'의 가치를 발견할 조건과 형식은 어디에서 시작하는가 같은 근본 질문을 던진다.

                예를 들어, 포르노그래피에서 '미'를 발견할 수 있는가, 미학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 포르노그래피는 미학의 대상인가 아닌가와 같은 질문을 던질 수 있으며, 그렇다면 왜 그런지, 아니라면 왜 아닌지를 철학적 논리를 바탕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미학은 예술과 깊은 관련을 맺지만, 현대 미학에서는 자연과학과 결합하기 시작했다. 자연과학은 지금까지 대중의 삶과 먼 것으로 여겨졌지만, 다윈의 진화론 이후 자연과학은 생물학, 천문학, 물리학, 기계공학, 화학 등이 인간의 생존에 깊은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는 걸 이해하면서, 진화론을 바탕으로 하는 뇌과학, 심리학 등이 인간의 삶을 규정하는 물질적, 물리적 바탕이라는 걸 이해하게 된다.

                따라서 미학은 자연과학 분야에서 발견되고, 인간에게 직접 영향을 끼치는 생물학적 현상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

                즉, 인간의 창작 활동과 창작물이 인간의 정신 활동에서 나온다고 믿었던 과거와 달리, 정신 활동이 생물학적 근거인 세포의 활동이라는 점, 인간의 정신과 뇌의 물리적 관계가 서로 떨어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생물학적 현상과 창작 활동을 구분할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5점
                공**** | 2022-07-29 14:35:14
              • 7

                미학의 역사를 다룬 1권에 이어 2권에서는 미학의 근본 문제에 접근한다.

                우리가 어떤 예술 장르와 예술 작품을 마주할 때, 예술의 아름다움에 감동하는 건 자연스러운 반응인데, 그런 현상을 두고 '왜?'라는 질문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미학은 예술의 근본을 파헤치는 철학으로, 항상 '왜?'라는 질문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아름다움에 대해 말하지만,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를 두고 사람마다 각기 다른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수많은 사람이 동의하는 공통점도 있을텐데, 미학에서 '미'는 아름다움을 철학적으로 정의하는 학문이다.

                여기서 '아름다움'은 형용사 '아름답다'의 의미가 아닌, 근본적이고 보편적인 '미'를 뜻한다.

                이때 '미'는 움베르토 에코가 말하는 것처럼, '미의 역사'와 함께 '추의 역사'도 포함하는 포괄적 개념이며 인간의 감정을 움직이게 하는 근본적인 외부적 충격(예술적 충격)을 뜻한다.


                '미'가 무엇인가에 관한 질문은 고대 이후 현대에도 매우 까다롭고 끈질긴 논쟁을 유발하는 개념이며, 미학자, 철학자들은 '미'의 본질을 두고 단 한번도 의견이 일치하지 않았다.

                '미'는 예술과 서로 통하는 개념이지만, '미'가 곧 예술은 아니며, '예술'이 곧 '미'도 아니다. 우리는 예술에서 '미'를 발견할 수 있으나 '미'에서 예술을 발견한다고 장담하지 못한다.

                '미'는 근원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며, '예술'은 인간이 특정한 목적의식을 갖고 만들어내는 결과물이다.

                '미'는 분해할 수 없지만 '예술'은 표현, 형식, 상징, 은유, 감정, 상상력, 유희 등으로 분해할 수 있다.

                현대의 미학은 예술철학으로 발전하면서 형이상학, 현상학, 예술기호, 사회학적 미학, 해석학, 비교미학, 예술심리학, 분석미학 등으로 분화했다.

                미학을 이해하는 방식이 다양해지는 이유는, 미학이 '미'라는 씨앗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미'는 어떤 토양에서 자라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형태로 모습을 보이므로, '미'에 접근하는 경로가 다양할 수밖에 없다.


                미학을 다루는 방법이 여러 갈래에다, 내용도 까다로운건 미학의 본질을 규정하기 어렵기 때문인데, 이는 곧 인간의 정신 활동이 그만큼 까다롭기 때문이다.

                인간은 어떤 면에서 단순하지만, 인간의 진화는 결코 단순하지 않았고, 인간이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감각을 통해 전혀 새로운 창작물을 생산한다는 점에서, 인간의 능력이 결코 단순하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미학은 이런 인간의 창작 활동과 창작물에 관한 해석과 분석 이론을 말하며, 인간 본질의 내면을 향하는 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

                5점
                공**** | 2022-07-29 14: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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